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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배우기

기후 변화, 제주도의 바다를 지키는 해녀들

by 떡잎씨 2024. 12. 1.

 

제주도 문화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는 바다를 지키는 대한민국의 해녀들입니다. 해녀의 전통은 신석기 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약 1,000년 전, 풍부한 해산물 자원으로 넘쳐났던 당시의 제주도는 남자들이 주로 바다에서 활동했지만, 해녀들은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물 속에서 채취한 해산물로 가정을 부양하면서 이 활동은 점차 해녀라는 고유의 직업으로 자리 잡게된 것이죠. 생계로 시작한 활동이 오랜 전통을 이어와 제주 문화의 자랑스러운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 내심 뿌듯합니다. 해녀는 수중 생태계의 변화를 직감하고 바다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은 해녀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제주도의 푸른 자연과 해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오늘 글에서는 기후 변화로 위기를 맡는 바다의 생태계와 해녀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1. 맨몸으로 탐험하는 제주 바다의 인어, 해녀들

제주도의 해녀의 아침은 바다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깨끗한 바다 속을 누비며 자연을 탐험하고 자신들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해녀들의 일상이죠. 해녀들이 하는 일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특수한 기술인데요. 일명 '숨'이라고 불리우는 이 기술은, 전문 스쿠버 장비 하나 없이 잠수복을 입고 오리발을 낀 채 수중으로 들어가 오랜 시간을 숨을 참으며 잠수합니다. 해녀들은 낫과 호미 등을 사용해 해수면 아래 바위에 붙은 해산물과 해조류, 전복이나 조개, 미역 등을 채취해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현대 해녀들의 1회 잠수 시간은 5m 기준 약 32~46초(평균 35초)라고 하는데요. 이 작업을 하루에 총 138회, 한 시간에 46번 정도 반복한다고 합니다. 해녀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고무로 된 작업복도 예전에는 물적삼과 물수건처럼 면으로 된 잠수복(물옷) 뿐이었다고 하니, 전통과 문화가 얼마나 오래 이어져온 것인지 예상이 되실 겁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해녀에게 잠수어업증이라는 자격증을 발급해주는데, 이 자격증이 있어야 채취한 해산물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해녀들의 전통적 작업방식을 수산업에서는 '나잠'이라고 부르며 해녀들 자신끼리는 '물질'이라고 부릅니다.

제주도의 해녀는 지역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제주의 주요 식량 자원이기도 하고, 시장에서 좋은 상업적 가치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해녀의 전통이 제주도를 알리는 고유 문화이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방문객을 유치하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2. 바다의 건강 신호를 알리는 해녀들

바다의 건강을 가장 예민하게 감지하는 것이 피부로 바다를 느끼는 해녀들일텐데요. 해녀들은 대부분 10대의 나이에 물질을 시작해 바다의 수온과 제주 바다의 다양한 해양 생물의 생태계 변화, 해조류의 이상 감지 등을 직접 보고 만집니다. 그렇게 급변하는 바다 아래에서 경험을 쌓아갑니다.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산물과 해조류는 단순히 먹을 거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의 생태계를 일정 부분 유지시킵니다. 해녀들로 인해 해양 자원의 균형은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것인데요. 예를들어, 해녀가 해조류를 채취하면 그 공간에는 새로운 해조류가 자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은 바다의 건강을 파악하는 지표입니다. 특정 해조류가 많이 자생하는 구역의 바다는 건강하다는 신호입니다. 이처럼 해녀들은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바다의 생태계를 눈으로 보고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 생태계 모델로 자리잡은 해녀들

해녀는 다양한 학문에서도 연구되는 대상입니다. 한국만이 가진 고유한 문화인 해녀는 어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별다른 기계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일정한 양만큼의 자원을 채취하는 해녀의 작업 방식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과도한 양의 채취를 지양하고, 바닷 속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자원을 존중하는 방식이 대규모 어업에서 일어나는 자원 고갈과 다른 점이죠.  제주도 바닷가의 여자 아이들은 한글보다 물질을 먼저 배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와 할머니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셈입니다. 그건 단순히 생계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물질을 하는 것이 아님을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다양한 지혜와 경험으로 제주의 바다를 존중하는 해녀들의 활동은 제주도의 바다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의 중요한 모델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제주도의 해녀들은 수확량이 적을지라도 바다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바다와 공존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4. 바다의 변화와 해녀의 위기

 

해녀들의 언어 중 '숨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잠수했다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 물속에서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터뜨린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요. 해녀들에게 이 '숨비'는 자신이 현재 안전하게 작업 중이라는 뜻을 주변에 알리는 소리라고도 합니다. 안전장비 없이 생의 소리를 내는 해녀들은 이제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가 죽음의 소리를 내는 것을 듣습니다.

최근 몇 년 간, 해녀와 제주 바다의 수중 생태계는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기후 변화 및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인데요. 먼저 수온이 오르면 해산물의 서식지는 변화하고 급감합니다. 일부 종은 자신의 터전을 떠나기도 합니다.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해양 오염이 심각해지면 해양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끼치며, 이는 해녀들의 삶에도 부작용처럼 이어집니다. 바다가 오염되니 독성 물질에 노출된 해산물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해녀들만이 가진 문제가 아니고 제주도의 바다를 지키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함을 알리고 있습니다.

5. 오늘도 제주 바다를 지키는 해녀들

유네스코에서는 제주의 해녀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녀가 가진 고유한 전통과 제주도의 바다를 지키는 활동이 중요한 가치를 띠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생계를 위해 단순히 바다의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공존하는 삶을 택하는 해녀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합니다. 제주 바다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관리 방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해녀는 제주도의 소중한 자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전통입니다.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