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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배우기

달 토양 샘플(레골리스)을 가져오는 이유

by 떡잎씨 2024. 12. 6.

 

 

우주 자원의 활용 가능성과 새로운 도약, '레골리스'

 

밤하늘에 시선을 던지면 우리는 가장 먼저 달을 보게 됩니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달에 대한 환상과 꿈을 품었고, 신화나 예술, 문학작품 등에서 영감을 제공해왔는데요. 달은 지구의 위성으로 언제나 곁에 있지만, 도달하기 힘든 꿈과 같은 존재였죠. 그러나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며 달은 상상의 영역을 넘어 탐사해야 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달의 표면에는 독특한 토양인 '레골리스'가 있는데요. 레골리스는 달 표면의 충돌 크레이터 형성과 수십 억년의 우주풍화 과정에서 생성된 미세한 입자들로, 달 표면에 쌓인 미세한 흙먼지와도 같지만 지구의 흙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레골리스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며 연구 중인데요. 달 토양에 숨겨진 기능과 비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는 이를 통해 우주를 향한 탐험의 확장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1. 지구의 흙과는 전혀 다른 달의 토양

달의 토양은 단순한 흙이 아닌 우주 환경의 조건에 맞춰 구성된 특별한 물질입니다. 주요 화학 성분은 실리카(SiO₂), 산화철(FeO), 알루미늄(Al₂O₃), 마그네슘(MgO), 티타늄(TiO₂)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달 토양의 대부분은 운석 충돌로 인해 생긴 파편과 융합된 물질입니다. 또한 달 토양은 극도로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먼지 수준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달 토양이 가지는 특징입니다.

  • 유리질 입자: 운석이 달 표면과 충돌해 열을 발생했고 일부가 녹아 유리질 입자로 변합니다. 유리질 입자는 현미경으로 관찰할 때 반짝거립니다.
  • 극도로 미세한 입자 크기: 미세한 크기의 달의 토양 입자는 공기가 없는 환경으로 인해 쉽게 흩어지고 장비 표면에 달라 붙으며 탐사 장비의 성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미세한 철 입자가 있어 자기적 특성을 띱니다.
  • 대기와 물이 없는 건조 상태: 달 토양에는 물과 같은 휘발성 물질이 없어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특징을 지닙니다.

2. 달의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이유 

얼마 전 중국이 쏘아 올린 창어 6호가 최초로 달의 뒷면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우주선으로 옮겨 지구로 반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20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달 기지를 구축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죠. 이미 여러 국가에서 우주 탐사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달에 대한 시도 역시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달 점유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달의 샘플 레골리스를 채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과학적, 기술적, 실용적 목적과 연관이 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 태양계 초창기 기록을 보존한 레골리스: 달 표면에는 지구의 지질 활동으로 인해 유실된 다양한 정보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달 토양의 샘플을 분석하면 달의 형성 역사를 알 수 있게 되고, 지질학적 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 희귀 자원이 가득한 레골리스: 레골리스에 포함된 헬륨-3 같은 희귀 자원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달의 토양 샘플을 분석하게 되면 자원 채굴의 가능성과 뒤따르는 경제적 가치를 구체화시킬 수 있습니다.
  • 미래 인류가 달에서 거주하게 될 가능성: 레골리스를 이용한 건축 재료의 개발과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미래 인류의 장기적인 달 거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 우주 환경 이해 확장: 달의 표면은 오랜 시간 극한의 온도 변화와 태양풍,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인류가 우주 탐사를 확장하기 위해서 이러한 환경을 연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드넓은 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 검증: 달은 미래에 화성 및 다양한 행성의 탐사를 위한 인류의 우주 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달 토양 연구를 통해 인류는 우주 탐사에 필요한 장비 및 자원의 활용, 전략 등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3. 달의 토양 연구에서 알아낸 사실들

이처럼 레골리스를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상호작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우주 탐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972년 12월 발사된 아폴로 17호는 세 차례에 걸쳐 달의 토양을 채취했고, 중국 또한 토양 시료를 채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일본은 소행성 류구의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데 성공했죠.  NASA는 지금까지 다양한 우주 시료를 채취했고, 토양을 받은 다양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럽우주국은 레골리스에서 산소와 같은 자원을 추출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산소 추출은 달 기지 건설에 필요한 생명 유지 시스템의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우주 탐사의 자급자족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채취할 수 있을까?: 레골리스의 약 50%는 산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구와 다른 점은 대기 중에 있는 것이 아닌 암석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고체로 된 산소라고 생각하면 쉽겠습니다. SF 소설처럼 산소를 추출하는 장비가 있다면 달의 어디서든 인간은 생존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폴리테크닉대와 우주시스템 기업 OHB의 연구진은 이와 같은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연구를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지만, 이 기술이 다양한 행성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레골리스에서 찾아낸 물의 흔적: 중국의 무인탐사선이 달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분석을 통해 달의 토양에서 물 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물의 흔적이 밝혀진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분자 형태의 물을 발견한 것은 최초라는 점에서 달의 연구에 새로운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건설 자재를 레골리스로 한다면: 최근 유럽 우주국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우주 벽돌을 만들어 선보였는데요. 달의 토양은 소량만 존재하기 때문에 45억년 된 운석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장난감 같은 레고 블록은 접착제가 없이도 특성 상 블록끼리 붙기 때문에 인류가 달에 우주 기지를 건설한다면,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 자재를 지구에서 달까지 보내는데 엄청난 비용과 무게가 들기 때문입니다. 이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달로 보낼 건축용 3D 프린터의 개발 또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5.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인류의 발자국

 

아폴로 11호가 달에서 채취해온 샘플은 과학적 발견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인류가 새로운 도약을 했다는 말처럼요. 달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는 것은 인류가 미래의 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를 다지는 것과 같습니다. 작은 토양의 입자 속에서 인류는 어떤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될까요? 2025년, 미국의 NASA를 비롯한 각국의 우주 기관 및 민간 우주 기업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달에 유인 착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또한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을 하며 참여 국가가 되었죠. 이 거대 프로젝트는 달 탐사 뿐만 아니라 우주정거장 구축을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는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달에 다시금 발을 딛게 될 것입니다. 도전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경계로 나아가기 위한 로켓을 쏘아올리는 인류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인류가 지속적으로 달에 방문하게 될 날을 기다리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